서영엄마 

안녕하세요 29개월 딸을 둔 서영엄마 입니다.
ABR검사를 했는데 고주파 난청이라고 CT하고 다른 검사를 하자고 하십니다.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많았는데 이제서야 발견한 어리석은 엄마입니다.
저의 잘못으로 치료 시기를 놓친건 아닌지 아무리 후회를 해도 되돌릴 수가 없습니다.
여쭤보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무슨 질문부터 드려야 할 지 정신이 없네요.
여기 부산에서 검사를 하고 있는데 서울대 장선오 교수님이 잘한다고 하셔서
7월에 예약을 해두었습니다.
정확한 결과가 나와서 치료든 보청기든..의사선생님은 보청기를 말씀하셨어요....
그때까지 전 서영이한테 어떻게 해주어야 하나요.
이제서야 정말 자음을 따라 못한다는 걸 알았어요.
엄마, 아빠, 뽀로로, 물 ,, 이 단어들 할줄 알구요
억지로 시키면 따라 하는데 아기들이 다 어눌하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어요.
서영이란 자기 이름은 아예 못하네요. 오늘 쌀을 하는데 계속 다르게 하더라구요.
왜 진작 의심하지 못했는지...너무 겁나고 힘드네요.
큰소리에 잘 놀라지 않고 풍선이 터져도 가만히 있는데
전화소리도 반응이 없구요.
고도난청일까 정말 무섭습니다.
몇마디라도 말을 하니까 당연히 듣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와서 보고 얼마나 제가 어리석고 한심한 엄마였었는지..
우선 검사하는 동안에는 크게 얘기해주는 방법밖에 없는것인지요.
이제서야 하루하루가 아깝네요.
두돌이 넘도록 이렇게 방치해두고 정말 미칠것 같아요.
정신없이 적었습니다.
제가 우선 서영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는건지
죄송합니다. 질문 드리고 싶은게 너무 많았는데 아무 생각이 안나네요.

2010/06/30 01:15


 

안녕하세요? 서영어머님!

청능사(audiologist) 김형재입니다.


먼저 자책감은 결코 서영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말씀 드립니다.

이제부터라도 서영이의 ‘난청의 유형과 난청의 정도’을 객관화(=정확하게 파악)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병원에서 ‘고주파 난청’이라고 진단내린 것 같습니다만, 이 부분에서 좀 더 디테일한 난청 정보를 얻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즉, 고주파라함은 4K Hz, 6K Hz, 8k Hz 중 어느 특정 주파수에서 어느 정도의 소리까지 듣기 어려운지를 찾아야 합니다. 이를 아까 말씀드린 ‘난청의 유형과 정도’라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고주파를 못 들으면 ‘자음 오류’가 빈번 한 것은 맞습니다.

서영이 처럼 대표적인 고주파 자음인 ㅅ(시옷)음 감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집니다. 따라서 고주파 청력이 약하신 전형적인 노인성 난청자분의 경우도 ‘쌀’과 ‘딸’을 구별을 못하십니다.

이러한 자음 오류는 현대 전자기술의 최첨단 디지털보청기에 의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금 서영이에게 ‘보청기’란 단어조차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우실 줄로 믿습니다만, 그래도 더 심한 유소아 난청 아동에게는 이마저도 부러운 경우도 많습니다. -_-)

지금 서영이의 발달상태가 어느 정도인지는 이 세상 누구보다도 서영어머님께서 잘 아실 것입니다. 저는 난청인이든 건청인이든 부모님만큼 자식 교육을 잘 시키는 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청능재활은 더더욱 그러하다고 믿습니다.


의료기관에서 첨단 검사 장비로 서영이의 ‘난청의 정도와 유형’을 판단하겠습니다만, 그 것은 현실적으로 ‘소리의 감지’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난청의 유형을 판단하려면 말 검사(어음검사)가 수행되어야 합니다.

아래 그림을 보시면서 서영이를 중심으로 하는 말 검사(어음검사)를 해보심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상기 그림 도구는 실제로 유소아동의 말소리(어음) 청능평가 도구의 한 예를 촬영한 것입니다.
6개의 그림에는 손, 옷, 곰, 돌, 돈, 오가 있습니다.
이 그림을 아이에게 보면주면서 (입을 가리시고) "곰"했을 때 아이가 곰을 가리키면 듣는 것입니다.
이때 서영 어머님께서 목소릴 크기를 다양하게 하면서 소리 크기에 대한 반응도 같이 평가가 가능하실 것입니다.

이오 같이 말 검사(어음검사)는 서영이가 좋아하는 놀이도구나, 과일, 책 등 모든 것이 활용이 가능합니다.

즉, 서영이가 빵과 감을 좋아한다면 그림이나 장난감 또는 실제 빵과 감을 준비하시어 서영 어머님께서 입을 가리신 뒤 “빵 어딨어?”, “감이 무슨 색이야?”라고 물어 보면서 잘 대답하면 아낌없는 칭찬을 해주시는 것이 좋을 거 같습니다.

또 피아노나 장난감 건반 악기를 구입하여 낮은 음과 높은 음을 들려주면서 “소리가 크니?”, “소리가 작니?” 라는 대화를 하면서 서영이가 소리에 대한 반응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현업을 통해서 아동의 청력검사를 시행해보면 소리에 대한 표현력이 부족하여 정확한 검사를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아동이 소리에 대한 경험과 표현방법에 대한 교육이 되면 해소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조건 크게 말하는 것은 특정 주파수 난청아동에게 별 도움이 안 됩니다. 차라리 초기에는 서영에게 어머님의 입모습을 보여주면서 천천히 말을 하는 연습을 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끝으로 서영이 앞에서는 항상 밝은 미소를 가지셨음 합니다.

왜냐하면 난청이 있으면 아무래도 시각정보를 많이 활용하게 되는데 환한 엄마의 얼굴이 아이의 정서에 도움이 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의 블로그 ‘유소아동 난청’ 카테고리와 ‘청능재활 카테고리’를 천천히 읽어 보시는 것도 다소 도움이 되실 것이라 믿습니다.


너무 조급하시지 마시구요, 새로운 질문이 생기시면 언제든 올려주시면 제가 아는 범위에서 답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