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 간 3배 이상 증가 ... '질환'아닌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신체 변화가 나타난다. 얼굴과 손, 발의 주름살이나 검버섯, 시력 약화 등이 그렇다. 오랜 기간 사용한 기계처럼 인체도 평소 관리하지 않으면 고장나기 십상이다. 그런데 관리를 해도 막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노인성 질환 중 주름살이나 노안과 마찬가지로 '난청'도 그러하다. 사실 노인성 난청이라 불리우지만 전문가들은 '노화성 난청'이 맞는 표현이라 지적한다.

노화성 난청은 엄밀한 의미에서 '질환'이 아니다. 병이 아니란 얘기다. 이는 치료가 가능하지 않다는 말도 된다. 단지, 현상을 완화시키는 것에 그칠 수 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박홍준 박사(소리이비인후과 원장)는 "현재 대한민국은 급속히 노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어 노화성난청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60세 이상 노인의 약 30%가 노화성난청에 시달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리이비인후과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나이를 불문하고 난청을 앓고 있는 사람은 지난 2002년 1,982명에서 2006년 7,052명으로 약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0세 이상 노화성 난청을 앓는 사람은 2002년 786명에서 2,906명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연보의 지난 3년 간 난청 환자의 전국 분포도를 살펴보면, 지난 2003년 21여만명이던 난청환자가 2년 새 26여만명으로 증가했다.

옛말에 '가는 귀가 먹었다'라는 말이 있다. TV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도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는 노인에게 젊은이가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이다. 이들은 소리를 듣긴 듣지만, 매우 약하게 들려 다시 되물을 수 밖에 없다. 피아노 건반 중 높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이들은 소리가 '왕왕거린다'고 표현한다.

그래서인지 노화성 난청에 시달리는 노인들은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겪는 일상의 불이익이 많다.

박 원장에 따르면, 한 노인은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회사와 중요한 계약을 하기 위해 방문한 바이어와의 의사 소통이 되지 않아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고백했다. 사인을 잘못해 매출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것.

이처럼 노화성 난청을 앓는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다. 조깅도 하고, 헬스클럽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력이나 청력은 이러한 체력과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박 원장은 "이들과의 1:1 대화는 크게 문제가 안 되지만 다수가 모여 웅성거리는 곳에서 곤란해 진다"면서 "음식점 등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는 어떤 말을 해도 입모양만 보이고 무슨 뜻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들은 점차 소극적으로 변하기도 한다. 가정에서도 손자 손녀들과의 의사 소통 단절로 인해 소외되면서 자신 스스로 '고립'됐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럴 때 일수록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노화성 난청의 치료방법은 뭘까. 지금으로선 '보청기'가 유일한 대안이다. 안경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맞춤형 보청기를 끼우면 더욱 효과가 크다. 시력에 맞춰 안경 도수를 맞추듯이 보청기도 주파수를 주기적으로 조율해 나가면 매우 효과적이다.

보청기에 대한 어감때문인지,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내가 벌써 보청기를..."라며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듯 하다. 그러나 이를 '병'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나이들면 주름살이 늘어나 듯 청력에 문제가 생겼다고 여기는 것이 현명하다.

젊은층에서 발생하는 난청과는 다른 현상이기 때문에 수술로도 극복되지 않는다. 다만, 청각 장애가 의심될 때에는 수술이 불가피하지만 대체로 노화성 난청은 수술을 시행하지 않는다.

박 원장은 "보청기 가격대는 대략 200~300만원 안팎인데 50~60데시벨 정도의 청각 장애로 판정되면 일부 지자체에서 보조금이 지원되는 것으로 안다"면서 "젊을 때 소음에 많이 노출된 사람이 노화성 난청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청기의 수명은 대략 5년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잘 관리하면 평생 사용도 가능하다. 보청기를 끼우고 약 3개월 정도는 2~3주 간격으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주파수를 관리하면 좋다.

한편 한 쪽 귀에만 난청이 오는 경우, 40세를 전후해 난청이 시작되는 경우는 '노인성 난청'이라고 진단하지 않는다. 노인성 난청은 '노인'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난청환자 추이>

년도 난청
2003년 210,949
2004년 231,271
2005년 260,950

#자료: 건강심사평가원 통계연보


/ 도움말=소리이비인후과 박홍준 원장
<출처  원창연 헬스조선 PD (cywon@chosun.com) ,2008.02.13 13:38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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