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관기자의아하!그렇군요] 귀
스트레스 · 과로 · 흡연 … 그러니 먹먹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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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는 왜 쓸데없이 머리에 붙어있어 '적의 노리개'가 될까. 학창시절 체벌을 당할 때 귀를 잡혀본 사람이라면 이런 의문을 제기해 볼 만도 하다. 귀는 참 질기다. 단단한 뼈가 없지만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잡아당기고, 구겨도 곧 제 모양을 찾는다.

성장을 하면서 귀는 또 다른 이유로 시달린다. 집음기(集音器)로서의 소중함을 알기보다 장식품을 매다는 '벽의 옷걸이' 정도로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답고, 비싼 귀걸이라도 조물주의 걸작품인 귀에 비할까. 지금은 많이 퇴화해 동물의 귀에 비하면 기능이나 모양이 볼품없지만 그래도 소리를 모으는 기능은 여전하다. 머리 양쪽에 달려 있어 약간만 고개를 돌려도 360도 주변의 소리가 가청범위권에 들어온다. 게다가 귓바퀴는 소리가 깨지지 않도록 달팽이의 홈처럼 고안됐다.

귀의 동굴로 들어온 소리는 문풍지를 때리듯 고막을 두드린다. 고막은 인체에 있는 가장 섬세한 막. 두께가 1㎜에 불과하지만 1㎝의 10억 분의 1을 흔드는 미세한 진동도 감지해 중이(中耳)에 있는 세 개의 뼈(망치뼈.모루뼈.고리뼈)에 전달한다. 이곳에서 22배로 증폭된 소리는 내이로 들어간다. 내이의 핵심은 달팽이관. 이곳에 액체가 차 있어 음파에 진동하고, 이를 털 모양의 유모세포가 감지해 전기신호로 바꾼다. 소리를 주파수대별로 분류해 기호화한 뒤 뇌로 보내는 것.

귀는 생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진화한 듯하다. 동물이나 곤충들이 듣는 초음파 기준인 2만 헤르츠(㎐) 이내의 소리를 듣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나이가 들면서 퇴화해 60대에 이르면 1만2000㎐ 수준으로 급격히 퇴화한다. 나이가 들수록 음역대가 좁아 드니 성능 좋은 앰프와 스피커가 있다고 해도 음악감상이 젊은 시절 같지 않다.

문제는 젊은 사람들의 가청능력이 점차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소리에 대한 안전장치는 그다지 튼튼하지 못하다. 인간의 귀가 요즘처럼 고음 환경에 노출된 지 불과 100여 년이 못되기 때문이다. 예민한 고막은 185dB이면 터지고, 150dB에서 오랜 시간 노출되면 귀머거리가 된다. 총소리가 140~170dB, 비행기 이륙하는 소리가 120~140dB 수준이다. 달팽이관의 섬세한 신경세포들도 망가진다. 소음 환경과 MP3 등 이어폰 사용이 늘기 때문이다. 난청이 되면 고주파 영역의 소리부터 듣지 못한다. 남자 목소리보다는 여자 또는 아이들 목소리가 안 들리고, 여러 사람이 함께 말하는 것을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스트레스나 과로, 그리고 흡연도 난청의 원인 제공자다. 청음기관에 공급되는 모세혈관에 나쁜 영향을 미쳐 혈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혈관 수축을 야기하는 카페인, 또 삼투압을 높여 혈관 부종을 일으키는 짠 음식도 피해야 할 일이다.

귀는 항상 열려 있어 휴식을 취하기 어렵다. 따라서 소음 환경에 노출됐다면 잠깐씩이라도 조용한 곳으로 가서 귀를 쉬게 해야 한다. 소음 단절 외에도 음악 또는 자연의 소리가 귀에는 보약이다. 잡음으로 피곤해지고 긴장해 있던 청각세포들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준다. 난청이 의심된다면 전문기관에서 청력검사를 받도록 하자. 조기에 정확하게 진단.치료를 받지 못해 청각장애로 이어져 평생을 보청기에 의존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고종관 기자

◆도움말=고대 안암병원 귀성형센터 박철 교수, 소리이비인후과 전영명 원장


◆주파수=소리로 인해 1초에 공기가 진동하는 횟수. 헤르츠(㎐)라는 단위를 사용한다. 예컨대 500㎐는 1초에 공기가 500회 진동함을 뜻한다. 굵고 낮은 음일수록 주파수가 낮고, 가늘고 높은 음은 주파수가 높다.

◆데시벨(dB)=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 일반 수의 개념과 달라 20dB은 10dB의 2배가 아닌 10배다. 이 같은 계산법을 적용하면 100dB은 1dB보다 무려 100억 배나 큰 소리다.


Blogger Opinion : 음악 또는 자연의 소리가 귀에 있어서 보약이라는 기사가 관심이 간다. 잡음으로 피곤한 청각세포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준다니....악기연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퍽이나 다행스러운 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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